제인구달 강연회를 다녀와서_2014 nov 라이프






그러니까 아티스트가 아닌  환경운동가라든지 박사 등등의 활동가들이 내한하면 나의 관심사는 그들이 하는 말이 아닌 그들의 모습이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책에 다 정리 되어 써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이날 강연회에도 그녀가 말했듯이 하고 싶은 말은 책에 다 했다고. )
하지만 그 많은 인파를 뚫고 조용히 앉아 그녀의 말을 듣으러 간 이유는 아마도  
이 사람의 눈빛은 어떠할까 손짓은 어떠 할까 어떤 빠르기로 걸을까 말할까 그리고 어느만큼의 여유로 사람을 대할까 같은 이를테면 새로운 사람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또한 존경하는 이에 대한 선망 으로 부터 일 것이다. 
배우나 감독같이 관중을 대하는 것이 어느정도 익숙하고 공식적인 일에 당연히 포함 된 사람이 아니라서,  그녀는 아프리카에서 사람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사람보다 침팬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러니 수줍어 할까? 아니면 말을 많이 하지는 않겠다. 라고 -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천천히 또박 또박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자 곧 생각이 변했다. 
그녀가 굉장히 말을 잘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정확히 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해서 들려주었기에 어린아이들도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침팬치 언어로 인사 할때는 귀엽기 까지 한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안의 확고한 신념이 있어 몇십년 동안 그걸 지키고  또 소통을 연습한  사람들이란- 결국 지구안의 모든 동물 (그러니까 인간도 포함하여) 들과 점점 더  소통이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으로 번져갔다. 
천천히 걷지만 힘이 있었고 웃고 있지만 날카롭기도 했고 어릴적의 아름다운 미모에 견줄만한 농익은 카리스마가 보여서 멋있었다. 
당당하면서도 듣는이들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 - 그것은 아마도 진실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재밌었던 질문 중에 하나는 어린아이가 한 질문이었는데 구달박사의 엄마와 침팬치가 물에 빠진다면 누구를 먼저 구할 거냐는 질문에 
처음엔 대답할 수 없다고 하다가 둘다 구하려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제인구달의 책 " 생명사랑 십계명" 12p에서 거론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선 이렇게 이야기 한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 수 있겠냐고 물으면 대부분 '그렇다' 라고 대답한다. / 그러나 물 속에 빠진 것이 당신의 혹은 다른 사람의 개라면 , 당신은 뛰어 들 수 있겠는가?/

그 어린아이가 이 책을 읽었을리는 만무하지만 몇달 전 즈음- 산책을 하고 돌아와 쓴 일기를 보니 아이와 나는 비슷한 고민을 했음은 분명한 것 같다. 

2014. sep.

대로변에서 큰 개가 차에 치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도 예상치 못했고 대로변으로 시선을 두던 사람 또한 많이 없었던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차와 사람은 갈 길을 가기 바빴다. 오로지 우연히 그것을 목격한 나만이 목석처럼 굳어 개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의사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얼마후에 여주인이 달려와 통곡을 하며 개를 끌어안았다. 차들은 그녀를 피해 하지만 갈 길을 가려고 씽씽 거리며 바삐 달렸고 여주인의 통곡은 더 커졌다. 드디어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 시작했다. 그녀를 발견한 주변 사람들은 어서 도로에서 나오라고 소리쳤고 결국 사람들에 의해 인도 쪽으로 옮겨졌다. 그녀를 옮겨놓은 사람들은 곧이어 위험에 쳐한 한 사람을 구했다는 안도의 말소리를 남기고는 움직이는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후에 다시 한 남자 사람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중에 그 둘을 발견했다. 남자는 그녀 근처에서 한참을 서있었고 그의 개는 마치 미친 듯이 으르렁 데기도 하고 벌떡 벌떡 점프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알아들을 수 없는 의사를 표명하며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남자가 보기에도 내가 보기에도 그녀 품의 개는 이미 죽었다. 이미 시간이 너무 흘렀고 이제 서야 개가 병원에 옮겨진다 해도 살아날 가망이 없었으리라. 아니 어쩌면 즉사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무기력한 상황에서 내가 알게 된 한가지는 이곳은 인간이 지배해 버린 지구라는 별 인거다. 그러나 지구를 점령한 인간들의 세상에선 사람이 우선일지 모르나 개에겐 그렇지 않았다. 그 남자의 개는 지금 슬퍼하고 통곡하고 있었다. 적어도 함께 사는 별의 종족의 죽음을 지키고 말이다. 개에겐 사람이나 개나 다 똑같은 생명일 뿐인 것이다. 개에게 이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도 사는 곳이었다. 나는 이 광경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고작 나라는 인간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만이 느껴졌을 뿐이었다.  




 


덧글

  • 부두목 2014/11/27 12:02 # 삭제 답글

    이글을 읽으니 먹먹해지네요 집에 개가 두마리가 있고 이들을 가족이라고 여기지만 이 생각 자체가 오만이였나 의문들 정도로요 ㅜㅜ
  • 2014/12/04 13: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2/07 19: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1/04 00:1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august 2015/01/07 16:49 #

    앗. 그런가요. 회사에 가지않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 아직 받지 못했지만 잘 챙겨 놨을 거여요.
    여행길의 엽서라니. 얼른 읽고 싶네요.

    제 홈페이지는 관리가 어려워 블로깅만 하려구요..ㅠ.ㅠ 앞으로는 이곳에도 제소식을 전하도록 해 보려구요.

    따숩고 평안하세요. 뜬근:)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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